대리운전 이야기 2

대리운전 부업을 하면서부터 바뀐 게 하나 있다. 내가 쓰는 시간을 돈으로 계산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럴 시간에 대리운전 한 건을 하면 얼마냐라는 식으로 생각하게 된다.

이게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조금은 슬퍼지려고도 하고… 여하간 조금 헷갈리는 심리 상태에 접어든 것 같다.

돌아보니, 살아오는 동안 내가 어떤 노력을 하고, 얼마의 시간을 투자하든, 그걸 돈으로 계산하고 살아본 적이 없었다.

이제 조금 치사해진 것이다. 역시 돈이란 게 무서운 것 같다. 이보다 훨씬 많이 벌 때에도 이런 개념 자체가 없었다는 걸 생각하면서 요즘 많은 생각을 한다.

좋은 점 하나는 이 일이 조금 단순해서 나름 힐링이 된다는 것이다.

그냥 가자는대로 가주면 되는 것이고, 운전도 조금 실력은 있는 수준이니 불만 별로 안 듣고, 나름 친절하고, 어느 분야든 얘기 상대 잘 해주고…

가끔 치사하게 나오는 손님 만나면, 안 벌었다 치고 양보하고 만다. 게다가 두 번 볼 일도 별로 없지 않나? 열 받게 하면 쏴주기도 한다. 원래 얼굴이 흉기라 그럴 일도 거의 없지만…

일찍부터 그냥 노동자로 잔뼈가 굵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한 번 뿐인 인생을 너무 각박하게 살아온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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