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와 태블릿PC의 다른 점

요즘 시쳇말로 날리고 있는 방송사가 JTBC다. 그 시점이 태블릿PC 보도 이후인데 이번에는 수사기관도 헤매고 있던 최순실의 딸 정유라를 찾아냈다.

문제는 정유라를 찾았으면 인터뷰라도 해서 보도를 하거나 그게 여의치 않으면 소재가 어디인지 알리는 보도를 했으면 그만일 텐데 언론사가 수사기관에 이를 제보하고 체포 상황을 보도했다는 것이다. 어떤 이는 이를 두고 언론이 금기시해야 하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고도 평한다. 보도를 하든가 그게 아니고 신고를 했으면 보도를 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신고자도 당사자가 된다는 뜻이다.

혹자들은 눈 앞에 살인사건이 나고 있는데 기자가 취재만 하고 있을 수 있느냐는 가정으로 이는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하는데 그런 상황과는 질적으로 다르 뿐 아니라, 그런 식이라면 전쟁 취재는 어떻게 하는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

눈 앞에서 폭탄이 터지고 애꿎은 민간인이 죽어나가는 걸 취재를 해서 세상에 알리는 게 옳은지, 직접 총을 들고 어느 쪽을 향해 총을 쏘며 이를 막으려 노력하는 게 옳은지, 또한, 어느 쪽의 행동이 윤리적인지를 떠나 어떤 게 효과적인지도 함께 생각해야 한다.

JTBC는 태블릿PC를 입수한 후 수사기관에 인계하기 전에 복사를 하고 보도까지 했었다. 그런데 이번엔 정유라의 소재를 확인하자 수사기관에 신고를 한 후에 보도를 했다. 어떤 사건의 증거와 증인을 확보한 후 처신으로 따지자면 반대되는 행동을 했다고 봐도 좋을 정도다.

조금 다른 게 있다면 태블릿PC는 말을 못 하고 정유라는 말을 한다는 정도인데 이게 엄청난 차이이다.

작금에 들어 확실한 물증이라 할 태블릿PC를 소유자로 지목한 최순실에게 보여주지도 않고, 실물을 공개하거나 법정에 증거로 제출하지도 않겠다고 한다. 이를 보도한 JTBC 또한 그건 이제 중요한 게 아니라는 식이다.

이 나라를 뒤흔든 사태의 뇌관이었다고 해야 할 태블릿PC가 말을 할 수 있다면, 뭐라 말할지 궁금한 대목이다.

독재자는 원래 한 명이다. 그러기에 독재다. 그러나 독재자는 생물학적으로 언제든 죽기때문에 영원할 수 없다. 세습을 해도 언젠가는 사라진다. 그런데 생물학적 실체가 아닌 존재들이 야합을 하는 식으로 독재 비슷한 행태를 보이면 이는 없애기가 더욱 어렵다.

유식한 표현으로 하자면 독재보다는 ‘파쇼’라 할 수 있는데, 원래 이 말의 의미는 이탈리아어로 ‘묶음’이었으나, ‘결속’ 또는 ‘단결’의 뜻으로 전용되었다고 한다. 그 대표적 인물이 무솔리니이고 히틀러, 일본의 쇼와 천왕, 스페인의 프랑코 체제 등이 있다.

이른바 전체주의라고 칭할 수 있는 이런 체제를 특정 자연인이 아니라 사회의 일부 집단이 커넥션으로 이룬다면 지목할 실체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문제를 인식해도 이를 해체하기가 난감해진다.

예를 들어, 관료조직과 언론이 뜻을 모은다고 가정했을 때 어떤 사회의 시민이 이를 막아낼 수 있으며 그 방법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면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 수 있다. 그 배후에 금권까지 도사리고 있으면 정상적인 방법으로 이런 파쇼 체제를 해체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그러니, 미워도 고와도 이런 골치아픈 체제가 정착되지 않게 하는 가운데 민주주의가 발전하도록 하려면 답은 하나 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선출권력이 힘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선출은 임기가 있지만 위에 열거한 존재들은 임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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