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문재인 편이 아니다

지금의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후보로 대변되는 지지층은 대략 30% 내외라고 할 수 있다. 상대적이지만, 30%에 조금 못 미치거나 최대 38%에 달한다고 보면 적절할 듯하다. 지난 대선에서와 같이 양자 대결이라면 48%를 얻을 수 있지만, 그건 그때의 예에 불과하다.

한편, 이른바 진보라 하는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경우 16대 때 권영길 후보가 3.9% 득표를 했었다. 희망사항은 뒤로 하고 약 5% 지지율에서 최대로 잡아도 10% 내외로 보면 될 것 같다. 민주당과 정의당의 득표율 합이 35%에서 최대 48%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오는데 전통적 지지층은 결국 35%라는 얘기다. 나머지는 부동층의 향배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럼 홍준표 후보와 자유당, 유승민 후보와 바른당으로 대변되는 지지층은 얼마나 될까? 개인적 생각이지만, 양 당과 후보를 합한 고정 지지층은 대략 35% 정도로 보면 적절할 듯하다. 박근혜의 51.6% 또한 문재인과 똑같이 부동층이 결합한 결과다. 결국 나머지 30% 부동층이라 해도 좋을 유권자가 어디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양자 경쟁일 때 승부가 결정된다는 뜻이다. 양 진영의 오차범위는 민주당 측의 경우 마이너스, 그 반대편의 경우 플러스 오차 정도로 보면 합리적일 것 같다.

이번 대선의 결과는 누구도 예측하기가 쉽지 않은데, 그나마 현 상황을 전제로 예측 가능한 것이 몇 가지는 있다. 일단 문 후보의 경우 확장력이 존재하느냐가 자력으로의 당락을 가름하게 된다. 확장력이란 다름 아닌 보수층으로부터의 지지 확대가 관건이라는 얘기인데, 마치 전쟁 중 배후에 제3의 세력이 있는 것처럼 보수로 움직이면 심 후보의 득표율이 오르고 그만큼 문 후보의 진보적 표가 빠질 가능성이 상존한다. 애매모호한 자세가 나오는 이유이다.

홍 후보는 기존의 단단한 지지층을 얼마나 지켜내느냐가 관건이다. 유 후보가 있고, 박근혜 탄핵으로 신뢰를 잃은 상태에다가, 안철수 후보가 보수 지지층을 잠식하고 있다. 만약 전통적 지지층을 모두 견인하면 당선 확률이 있는 게 당연한 것이지만, 유 후보의 거치가 일단 문제다. 이회창과 이인제로 나눠진 예보다 더 나쁜 구도 속에서 선거를 치르고 있다. 당선은 꿈꾸지 않는다고 보는 게 합리적 판단이다. 만약, 당선을 꿈꾸었다면 어떻게든 유승민 후보와의 단일화를 이뤄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문 후보는 현재 지지율 1위이지만, 초초할 수밖에 없다. 첫 번째 문제는 확장력의 한계이고, 두 번째 문제는 보수적 표의 결집을 어떻게 막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안전하게 승리하려면 집토끼와 산토끼를 다 잡아야 하는데 여의치 않고, 보수층 유권자의 선택지가 안철수, 홍준표, 유승민에게 나눠져 있었는데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바, 목숨을 남에게 맡긴 형국이다.

만약 홍준표, 유승민 후보의 득표율 합이 20%를 넘어서면 당선이 유력하지만, 이들 두 후보가 이 득표율을 이뤄내지 못하면 당선을 안철수 후보에게 줄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러므로 선거 공학적으로 문재인 후보의 주적은 안철수 후보가 될 수밖에 없다. 아이러니하지만 이게 현실이다. 더 문제는 안 후보 개인이 시간이 지날수록 변하고 있고, 인위적 결집까지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간은 문재인의 편이 아니다. 이것 하나는 분명하다. 적폐라는 규정 등이 아닌 대연정을 들고 나온 안희정으로 대선에 임했더라면 하지 않아도 될 걱정을 사서 한 꼴이라 하겠다. 전통적 지지층은 잘 변하지 않는다. 생물학적 나이라는 게 있기 때문이다. 경선 승리를 위하여 선명하게 취한 정치적 포지션이 발목을 잡는 구도로 이어진 순간 문 후보의 선거는 어려워졌고, 그 구도는 이미 굳어졌다고 보면 될 듯하다.

그런데 상대 후보는 아직도 유동적이다. 전통적 지지층마저 박근혜 탄핵 등으로 흩어져 있다는 것이 예측을 어렵게 하는 대목인데, 이 점에서 안철수 후보는 확장력을 일정부분 발휘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 일부를 가져가고 있다는 점에서 보면 구도 상 매우 유리한 위치에 서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선거에서 안철수 후보의 주적은 홍준표라고 보는 게 합당한 판단이다. 물론 선거는 전쟁이 아니며, 상대 후보와 유권자는 적이 아니다. 나아가 적폐 논란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자유로운 게 안철수 후보라는 점 또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일종의 판갈이 분위기로 치달으면 이번 선거는 보나마나 안철수 후보의 승리가 될 것이다. 정당과 캠프의 인적 구성으로 아무리 덧칠을 해도 개인의 아이덴티티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예상컨대, 예비내각 발표 시점을 즈음해 지금의 지지율을 요동칠 것 같다. 흥미진진한 게임은 이제부터 시작된다는 얘기다.

13대 노태우 36.6% 김영삼 28.0% 김대중 27.0% 김종필 8.1%
14대 김영삼 42.0% 김대중 33.8% 정주영 16.3%
15대 김대중 40.3% 이회창 38.7% 이인제 19.2%
16대 노무현 48.9% 이회창 46.6% 권영길 3.9%
17대 이명박 48.7% 정동영 26.1% 이회창 15.1%
18대 박근혜 51.6% 문재인 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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